얼마 전에 한국에서 엄청난 화제가 된 ‘n번방사건’이 대만의 뉴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주목받았습니다. 제 학생 중에 대만 워킹홀리데이 지원자 한 명이 이런 질문을 했습니다.
쌤~~혹시 대만에는 n번방사건과 비슷한 성범죄 사건이 없어요?
저는 대만인으로서 창피하지만, ‘네, 대만에도 있었습니다.’라고 인정을 해야만 합니다.
질문한 수강생분은 젊고 아름다운 여학생인데 이번에 터진 n번방사건 때문에 대만 워킹홀리데이 구직에 대해 걱정하고 있는 모양입니다.
이 글을 통해 수강생 여러분과 모든 대만 워킹홀리데이 지원자, 그리고 대만에서 구직과 취업하실 분을 위해 대만판 n번방사건에 대한 내용을 정리해 공유합니다.
대만판 n번방사건
지금까지 한국 n번방사건과 비슷한 대만 내 잘 알려진 사건이 3건이 있었고 피해자가 모두 젊고 예쁜 여성이었습니다. 두 번째와 세 번째 사건에 미성년자가 포함되고 세 번째 사건은 용의자가 아직도 잡히지 않은 상태입니다.
대만판 n번방 유사 사건1: 리쫑루이 성폭행 사건
2012년에 대만 타이페이에서 일어난 ‘리쫑루이 성폭행 사건(李宗瑞性侵案)’은 지금까지 대만 연예계의 최대 성폭행 사건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사건은 2008년에 홍콩에서 일어나고 아시아에서 엄청난 화제가 된 ‘진관희 음란 사진 유출 사건’과 비슷한 연예계의 음란물 유출, 유포 사건입니다.
재벌 2세인 범죄자 리쫑루이가 약물 투여 등 방식으로 나이트클럽에서 만난 30여 명 여성의 정신을 잃게 하고 성폭행하고, 그 성관계 장면을 몰래 촬영했습니다.
피해 여성의 제보로 리쫑루이가 도망가다가 자수했지만, 심사 때 후회와 반성하는 모습이 없어서 결국 징역 39년 2개월을 선고받았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16명 손해배상을 요구한 피해 여성에게 NT$2,750만(약 한화 11억 1,800만원)의 고액 배상금을 내야 합니다.
당시 범인 리쫑루이가 즐겨 다녔던 타이페이 유명한 나이트클럽 ‘SPARK’가 외국인에게도 인지도가 상당히 높은 나이트클럽이었습니다. 2014년에 SPARK에서 조폭의 모임과 분쟁으로 인해 끔찍한 살인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한 현직 경찰이 업무 집행하다가 조폭들의 폭력으로 인해 죽임을 당해버렸습니다.
그 후 이 나이트클럽이 폐업했지만 얼마 뒤에 같은 위치에서 또 새로운 이름 ‘ELEKTRO’로 개업했고 심지어 SPARK 시절보다 더 높은 인기를 얻었습니다. ELEKTRO 시절도 작고 큰 사건들이 자주 일어나 몇 년 뒤에 또 문을 닫아버렸는데 2년 전에 다시 개명하고 오픈했습니다.
대만 워킹홀리데이 여성분 주의:
나이트클럽에 있는 사람이 다 위험한 사람이 아니지만, 대만에서 인지도가 높은 나이트클럽은 인기가 높을수록 범죄자들이 모이는 장소가 될 수 있어 범죄 사건 특히 성범죄 사건의 발생률이 다른 곳보다 높아 보입니다. 나이트클럽에 갈 때 항상 조심하고 지인에게 본인 위치를 알리세요.
대만판 n번방 유사 사건2: 장화 리쫑루이 사건
2017년에 대만 장화(彰化)에서 발생한 장화 리쫑루이(彰化李宗瑞) 사건은 대만의 성범죄 사건 중에 한국 n번방사건과 가장 유사한 사건입니다. 이 두 사건의 피해자가 모두 경제적 어려움을 겪은 어린 여성들입니다.
범죄자 우빙이엔(吳秉諺)은 구인·구직 관련 페이스북 그룹에서 가짜 여성 계정으로 구인광고를 올리고 젊고 예쁜 여성을 골라서 그녀들에게 페이스북 메신저를 보냈습니다. 속옷, 가슴 성형 등 광고 모델을 모집하는 핑계로 약 50명 피해 여성들을 협박하고, 나체 사진과 알몸 동영상을 불법 촬영한 성 착취 물을 포르노 사이트에 유포했습니다.
당시 피해자 중에 절반 이상은 미성년자였습니다. 결국 대만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등을 위반한 거대한 성범죄 행위로 징역 14년을 선고받았습니다.
대만 워킹홀리데이 여성분 주의:
범인 우빙이엔이 당시 즐겨 다닌 ‘闆闆找代言’ 등 페이스북 구인·구직 그룹은 지금까지 계속 운영하고 가입자 모집하고 있습니다. 이런 페이스북 그룹은 불법 사이트가 아니지만 우빙이엔과 같은 성범죄자와 보이스피싱 범죄자들이 쉽게 악용하는 곳으로 보입니다. 대만에서 구직할 때 페이스북 그룹과 같은 소셜미디어보다 취업포털사이트를 이용하기를 권합니다.
대만판 n번방 유사 사건3: PTT 몰카왕 사건
올해 초에 대만 최대 온라인 커뮤니티인 ‘PTT’에서 발생한 몰카왕 사건(偷拍王事件)은 징역 선고받은 성범죄 사건이 아니지만 사건 용의자가 잡히지 않아 어느 날 성범죄 사건을 일으킬지도 모른다는 걱정입니다.
별명 ‘몰카왕’인 한 네티즌이 2018년부터 자신이 몰래 찍은 핫팬츠, 짧은 치마 입은 여성의 다리 노출 사진을 PTT의 여러 게시판에 올려 유포했습니다. 커뮤니티 규정 위반으로 여러 번 계정 금지당했다가 다시 활동했고, 현재 또 활동이 중단된 상태지만 언제 다시 활동할지도 모릅니다.
이 용의자가 찍은 몰카 사진 중에 팬티, 속바지 노출된 사진이 많은데 사진의 주인공 허락 없이 인터넷에 마음대로 사진을 유포했습니다. 가장 기가 막힌 사진은 다리를 벌린 상태에서 바닥에 앉는 한 여자아이의 사진이고, 사진 속에 그 여자아이의 팬티도 노출되었습니다.
그 사진을 보고 화가 난 학부모 네티즌들이 커뮤니티인 관리자에 신고했지만, 관리자는 몰카왕의 행위가 대만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등을 위반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해 몰카왕이 계정 금지만 당했고 경찰에 잡혀가지 않았습니다.
올해 초에 한 남성 네티즌이 자신의 여자친구가 ‘몰카왕’의 몰카에 당한 사실을 밝힌 후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큰 논란이 일어났습니다. 피해자가 경찰에 신고했지만, 증거가 부족해 몰카왕이 이번에도 경찰에 잡혀가지 않았습니다.
이 사건의 용의자 몰카왕이 찍은 몰카 사진이 모두 얼굴을 가리고 하체 위주로 보여서 누가 피해자인지 파악하기도 쉽지 않고, 피해자가 증거 수집하기도 어렵습니다. 여성들이 더 큰 피해를 당하기 전에 피해자들이 적극적으로 제보해 법의 힘으로 하루빨리 용의자를 처벌했으면 합니다.
대만 워킹홀리데이 여성분, 학부모님 주의:
무더운 여름에 핫팬츠나 짧은 치마를 입고 대만의 대중교통 이용하는 여성분, 어린아이를 데리고 돌아다니는 학부모님들, 주변에 행위가 괴이쩍은 남자가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나도 모르게 자신이나 우리 아이가 인터넷에서 유포된 몰카 사진이나 불법 촬영 동영상의 주인공이 될 수도 있습니다.
여기까지 읽어주신 분이 아마 기분이 답답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한국에도 대만에도 어느 나라에 가도 성범죄자가 있습니다. 모르는 것보다 알고 항상 조심하고 피해자가 되지 않게 미리 예방하는 자세가 중요합니다.
대만에 계신 분과 갈 예정이신 분 모두 대만에서 좋은 추억을 많이 남기세요! 여러분 주변에 대만 워킹홀리데이, 대만 유학 예정자 특히 젊은 여성분이 있으면 이 글을 많이 공유해 주세요!
다음 편에서 대만 워킹홀리데이 지원자 꼭 알아야 할 것들 공유할 예정입니다. 아래 뉴스레터를 구독 신청하면 설희강사가 다음 콘텐츠를 공유할 때 알림 메일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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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자주는 아니지만 종종 블로그 들어가서 자료 도움도 받았습니다.
중요한 문제에 대해선 메일도 주셔 감사합니다.
개인 메일로 보내는것도 좋을것 같지만, 한국인이 자주 이용하는 대만 커뮤니티 인터넷 카페에도 공유를 하시는게 좋을수도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더 많은 사람이 볼수 있으니까요. 포모사 같은 카페가 있습니다.
정보 감사합니다.
제가 공유한 정보가 도움이 되어서 다행이에요.
조언까지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카페 공유는 검토해 볼게요!
지인분에게도 많이 공유해 주시면 좋겠어요!